t시월나비 2007. 5. 26. 12:13

 

 

 

 

 

 

 

편지

 

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번도 부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