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시월나비 2009. 7. 14. 13:42

 

 

 

 

 

 

 

 

 

 

 

 

 빗속에서


조태일

 

 


누워서 앉아서 기다리면 되나
서서 기다려도 도무지 오지 않는
소식 만나고파서

머리 위에서 내리쏟고
발바닥 근처에서 치솟는
빗속을 어우적이며 뛰어갔으나

그 소식 영 보이지 않고
젖은 산들만 눈 속에 가득 고여서

눈먼 채로 그 산들 훔쳐내며
혹은 밀어 앉히며
빗속을 처벅처벅 걸어갔으나

그 소식 영 보이지 않고
발 아래는 내 젖은 그림자 가득 안고서
강물만 출렁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