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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우는 나무에게- 문태준

t시월나비 2013. 6. 13. 16:23

 

 

 

 

 

 

 

 

 

 

 

 

꽃 피우는 나무에게

 

 

문태준

 

 

 

이리저리 굽어 꺾였지만 천공(天空)을 향해 뻗어가는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다 평범한 대기 속에 꽃을 나눠 주고 있었다 꽃을 나눠주고 나눠주어도 꽃이 줄어들지 않는 꽃나무가 있었다 어두운 예감이라곤 조금도 없는 색채였다 간혹 나처럼 옹색한 사람에게는 제일 높은 곳의 꽃을 내려주었다 가도 가도 우러르면 꽃나무 아래였다

 

 

 

 

 

시집 먼 곳 -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