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시월나비 2014. 10. 14. 16:49

 

 

 

 

 

 

 

 

 

 

메아리 / 서민서(17)

 

 

 

 

너를 들쳐 업고, 나는

산을 오르리

 

내 귀에 악을 쓰고

목을 조르는 너를 업고, 나는

산을 오르리

 

산 중턱에 다다르니

너는 제풀에 지쳐 잠들었다

 

그런 너를 업고, 나는

넘어지며 깨지며

산을 오르리

 

손톱 밑엔 흙이 끼고

두 무릎은 까져 피를 흘리며

정상에 다다랐을 때

목이 터져라 내지른 비명

 

그 순간

너는

메아리

메아리

메아리가 되어 사라졌다

 

 

 

 

 

민서가 이 시로 산림문화공모전에서 장려상을 탔다.

하교길 차 안에서 5분만에 써내려간 시..

대견스러워 온통 자랑하고픈 맘..

아이는 시큰둥해하며 흥분해 있는 엄마를 어이없어한다.

니두 엄마 되어보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