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여행 8 - 감은사지삼층석탑, 문무대왕수중릉
2015.1.17
감은사지삼층석탑
20여년전쯤 찾아왔었던 거대한 쌍동이탑
절 터에 떠억하니 서 있는 탑을 만났던 그 시간을 어찌 표현할 수 있을지..
수백년 다져진 인내와 풍상의 모습 앞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렸었다.
가만히 앉아 왠지 모를 든든함에 위안을 얻었던 기억이다.
울진에서 3시간을 넘게 달려 다시 찾은 탑은 지는 해를 맞이하고 있다.
울타리도 둘러쳐지고 애써 가꿔진 모습이 오히려 탑의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
마음 속 풍경은 이제 그 안에서만 자리한다.
해는 산을 넘고 멀리 나갔던 새들도 잠자리를 찾아 모여든다.
어둠이 짙어지기 전에 바로 근처 감포바다를 가보기로 한다.
문무대왕수중릉이 있는 그 바다는 어떤 모습으로 말하여지는지 궁금하다.
감포..그 바다는 약간의 석양빛만을 남겨두고 있다.
드높은 기세로 달려드는 파도 앞에서 어린 소녀는 도망치다 다시 다가들고
그렇게 파도와 함께 출렁이며 까르륵거린다.
노스님이 부축을 받으며 바다를 바라보고
갓 속세를 떠난 듯한 젊은 비구니스님의 뒷모습이 유난히 춥게 파르스름하다.
모두 한 곳을 응시하며 어깨를 움츠리고 서 있는다.
우리가 함께 바라본 그 바다는 저마다의 그들에게 무슨 말을 했을지..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는 문무대왕은 품넓게 그들 모두를 다독여준다..
통영으로 달린다.
숙소를 정하지 않았으니 더 서둘러야 한다.
발 닿는곳마다 보물 아닌 것이 없는 경주를 그냥 스쳐지나간다.
불빛에 휩싸인 첨성대를 멀리서 바라보며 언제고 경주를 다시 찾으리라 맘먹는다.
밤에 혼자 운전을 하니 살짝 긴장된다.
고장나지 않고 달려주는 차에 대한 고마움이 새록하다.
견딜만하게 아픈 오른팔, 운전대를 잡을 수 있는 왼손도 있어 다행이다.
이 모든게 그야말로 감사하다.
살아 있으니 좋다..
사실 그랬다.
"그날 아침" 한순간 느낀 정적을 난 온 힘을 다해 외면한 것이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나갈 채비를 하고 다시 엄마방을 열고서 엄마를 부른다.
엄마..엄마..
엄마는 주무신다.좀 깊이 주무시나보다.
아무런 흐트러짐도 없이 이불을 덮고, 눈을 감고, 입을 다물고, 살짝 옆으로 누워 평소의 그 얼굴빛으로 주무신다.
엄마는 그렇게 멈춰 있는다.
지나치게 차가운 멈춤..
그날 아침 엄마의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