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하게도 한동안 새까맣게 잊고 있었던 마음을 퉁 내려치기라도 하듯 그렇게 왔다.

뭐 희한할것도 없다.

원래 그런 것이다.갑작스레 멍하게 만드는 것이다.

죽음에 관한 소식 같은 것들은..

 

언니,신부님이 돌아가셨대..

응,그래?

뇌종양이었다더라

그랬구나

명동성당에서 모신대

그래

난 오빠랑 가보려구

난 못갈것 같다.잘 다녀와.돌아가시기 전에 한번 뵐걸 그랬구나..

언니도 연락도 좀 하고 그래.내가 전화 안하면 소식도 모르고..

엉,그래..

 

나도 안다.

너무나 동요되지않은 담담한 일상거리이듯 아무렇지 않아하는 내게 채근하듯 슬픔을 요구하는

그녀의 마음을..

화들짝 놀라며 엉엉 소리내어 울음을 터트리던가

갈라지는 목소리로 절제된 아픔을 조금씩 토해내듯 흐느끼며

그분의 마지막을 좀더 물어야 했으며 만사 제치고 명동성당으로 내달아야 하는 것이다.

한 시절..

또한 오래도록 내게 끈을 매어준 그분과 나와의 관계를 짚어본다면..

최소한 그리 담담해하지는 말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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