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어떠셔요?
맑은 빛이 흐르는 저 공간 안으로 발걸음을 들이고싶지 않은가요?
혹여 문이 닫혀 있거든
구상나무가 마음껏 가지를 뻗어 잘 보이진 않지만
징 하나 있답니다.
마음문을 열듯..조용히 징을 치고
가만히 기다려보십시오.
그곳엔
맑음이..
서늘한 아름다움이..
황송하게 여겨질 행복한 숨들이 모여 드는는 곳이랍니다.
그곳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풍성한 연밭엔 튼실한 잉어들이 노닐고
저 멋진 원두막에 빛깔도 이쁜 물까치가 둥지를 틀 때쯤
어떤 귀한 손길이 있어
저는 그렇게 묘덕 법사님을 뵙게 되었답니다.
묘덕 법사님께서 내려 주시던 그 찻물 소리가
아직도 환하게 들려옵니다.
그냥 까닭없이 울고 싶어지는 그런 느낌이었지요..
제 목소리를 내면 누가 될까 싶어
말도 삼가게 되는..
골도 이쁘게 패인 잘 익은 호박..
그는 너른 들판의 자유를 맘껏 누리며
소나무숲의 정기까지 받아 가며 잘도 여물었습니다.
저 솔숲길을 맨발로 걸어 본 적이 있습니다.
큰스님과 법사님께서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오랜 시간 손수 길을 내신 솔밭..
우리들을 인도하시는 길을 내신게지요..
송구스러워 발을 딛기가 아깝기까지 했습니다..
계속되는 솔숲길을 아직 다 걸어보지도 못했다는..
언제고 그저 가만 가만히
저 길을 따라 끝없이 걸어보고 싶습니다.
마당의 솔체꽃이 법사님을 닮은것 같습니다.
법사님은 병원에서 어쩌지 못할 상태의 고통의 시간을 겪으셨습니다.
그런데..
모두 내려놓으시고
그저 당신의 숨만을 고요히 바라보시며
솔숲길을 걷고 또 걸으셨지요.
그렇게 법사님은 다시 돌아오셨습니다..
아직 너무나 여윈 몸이지만
그 눈빛과 기운은 그 얼마나 단단한지요..
법사님께서 거듭나실 수 있었던 하나의 커다란 원동력은
큰스님의 이끌어주심이 있었기에..라고도 생각해봅니다..
또 어디를 가시는걸까요?
여윈 뒷모습에 제 마음이 그냥 짠해집니다..
이젠 제게 엄마같기도 하고
설레임을 한가득 주는 애인? 같기도 하구요..
그러면서 가장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되어주시는 묘덕법사님..
수수들이 마치 사람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캘 고구마도 아직 많습니다..
이 풍요의 기쁨이 있기까지 얼마나한 정성과 힘듦이 있었을지요..
그것은 끝없는 명상과 기도와도 같게 여겨집니다..
사진은 일부만 담았는데도
이렇게 너른 밭입니다.
해가 넘어가는 길목인 뒷 산자락엔 도라지가 한창이라고 하십니다.
시월 3,4,5일엔 모두 모여 도라지를 캐기로 했다고
시간이 되거든 도라지 캐가라 하십니다..
당신도 오셔도 됩니다..
그 누구라도요..
참고로 저는 불교신자가 아니랍니다..
그곳은 종교의 경계를 넘어선 곳이라고 감히 말씀드려도 될지요..
마음 힘들고
몸 아픈 당신..
아니 기쁨과 사랑이 넘쳐나는 당신까지도
모두 오셔서 그저 가만히 자연을 누리며
쉬어 가시기를 바랍니다..
별거일수도..별거 아닐수도 있으나
특별히 당신을 초대합니다.ㅎㅎ
호박이 해맑게 웃고 있지요?
큰스님 작품이랍니다..
생을 끝낸 호박들에게 새로운 숨을 불어넣어주신듯합니다..
감동입니다.
묘덕법사님 전화번호를 당신께 드립니다.
010-3763-4230
제가 허락받았습니다.ㅎㅎ
전화기를 멀리 하시니 미리 문자를 주시고
기다림의 행복을 누리시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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