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곤도라를 타게 한 덕유산..
곤도라를 타기까지 불안과 두려움에 조바심을 냈다..
곤도라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것처럼 그 두려움의 정체도 잘 모르겠는..
내맡겨 경험하게 된 곤도라의 실체는
막상 접해보고나니 부끄럽기까지 하게 하는 별거 아닌..
모든 두려움의 정체가 다 그러할지도 모른다..
곤도라덕에 쉽게 얻어진 산의 풍경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해보였다..
높이와 가늠할 수 없는 품자락..
의연히 서 있는 저 한 그루 나무를 바라보며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의 모습을 담아냈으리라..
마음에 밟히는 수많은 능선들..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길을 내기도 숨어들기도 했으려나..
그 능선 한 줄기를 닦아내어 인간은 유희의 어리석은 길을 내어놓았다..
겁도 없이..
길을 잃은 듯..
문득 나를..스스로를 사라지게 하고픈 생각이 인 순간들..
죽어서도 형태를 유지하는..
죽는다고 죽는게 아니듯..
그 언어들은 처절히 이어져간다..
무엇을 위함일까..
바람이 부는대로..
눈이 오고 비가 오는대로..
제 몸을 온전히 내어맡기는..
그러면서도..
그 와중에도..
의지를 가진듯..아닌듯..
아는듯..모르는듯..
순리처럼..섭리처럼..
새 생명의 싹을 준비하고..
그렇게 모두다 제 갈 길을 간다..
모호하거나..
분명하거나..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틈나는대로 수없이 조릿대 잎들을 살펴보았다..
나 아닌 새로이 알게 된 존재들의 흔적을 만나고파서..
정작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절을 한다는 것..
기도를 한다는 것..
결국 나..진정한 나의 존재를 만나려는 행위..염원인지도 모른다..
생각없이..비워진 상태로
절을 했다..온 정성을 다해..
마치 비처럼 눈이 내리고..
나는 물끄러미 젖는다..
여럿이 함께 있어도
혼자인 시간들..
그러나..
내가 인식하지 못했어도
함께여서 든든했으리라..
2016.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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