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구미가 짝짓기를 한다.
곡물에 바구미들이 생겨나면 싫을 터인데
이곳에서 만나니 하나의 개체로 인정되어진다.
게다가 재밌는 관찰이었다.
이렇게 짝짓기를 하기까지 3마리 수컷의 구애가 있었다.
암컷이 이제서야 맘에 드는 짝을 만난 것이다.
남가뢰..
모두들 화들짝 반가워했다.
잘 몰랐던 남가뢰의 생태 이야기를 듣는다.
애벌레가 뒤영벌의 몸에 매달려가 뒤영벌 알들과 꿀을 먹으며 자란다는..
뒤영벌에게는 슬픈 이야기이나
누가 남가뢰를 탓할 수 있을까..
그네들에겐 처절한 삶의 방식인 것임을..
7번이나 허물을 벗는 과정을 거쳐야 어른이 되는 남가뢰의 삶을..
남가뢰가 위험을 감지하고 독성 물질을 내놓았다.
칸타리딘..
피부에 닿으면 따갑고 가려우며 물집이 생긴다고..
그들은 우리를 인지하지 못하고
영문도 모른 채 혼란스러워하겠지.
바라보고 살펴보는것 자체가 그네들에겐 두려운 여행이리라..
민들레를 흡밀하는 점날개잎벌레
씨앗을 맺는 꽃다지에 쇳빛부전나비가 잠시..
배경이 화사하게 피어나니
쇳빛부전 어둔 날갯빛이 돋보이는듯..
빛이 순하다..
마음도 아무 생각 없다..
지켜보는 내내
비행하다 돌아와 같은 자리에 와 앉는 청띠신선나비
마치 가위로 자른듯 날개끝이 반쪽이다.
청띠신선아..네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아..어린 잣나무들
그 중 하나는 아직 잣씨가 벗겨지지도 않았다.
어찌나 귀하고 이뻐보이던지 엎드려 보고 또 본다..
짙은 산철쭉의 빛깔에
멧팔랑나비 날개도 물든듯..
쇳빛부전도 환해보인다..
이 모습이 과연 절정이려니..
귀룽나무 흐드러진 모습에 넋을 놓다 보여진
사람의 흔적..
앞으로의 내 삶의 모습을 얼핏 그려본다.
측백나무? 속에서 뭔가 부스스 일어나는 느낌..
앗..나비가?
가까이 다가가도 꼼짝 않는다.
갓 우화한 순간일까?
날개를 말리는 중?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어디선가 수컷이 날아와 일찌감치 구애를 한다.
그러나 그녀는 꼼짝 않는다..여전히..
수컷은 금새 포기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런데..그녀가 뭔가 이상하다.
힘이 없다..빛을 잃어가는 듯한..
혼자였다면
어둠이 오도록
밤이 새도록
그네를 지켜보고픈..
오후는 금방 지나가버리고
해도 저물어간다.
쇳빛부전은 아직 더 꽃을 누리고싶다..
나와 눈이 마주친 것일까?
사람 없는 빈집에 수수꽃다리 향을 맘껏 누리고 있을 줄흰나비
그곳의 공기와 그네들의 움직임에
아직껏 마음이 그곳을 향한다.
모두들 안녕하기를..
새로운 춘천에의 기억이다.
2016.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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