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워진 마음으로 부리나케 내항으로 향한다.
팔손이를 만날 생각에 걸음이 급해지며 몽돌해변을 지나친다.
이곳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곳이란다.
멀리 붓끝 모양의 문필봉이 보인다.
좋은 풍수라 한다.
부지런히 걷다 지쳐갈 무렵에 쟁기질을 하는 모습을 보며 미안한 맘이 든다.
사람들이 말하는 팔자 좋은 한량의 모습이 바로 내가 아닌가..
내항에서도 팔손이보다 동백을 먼저 만난다.
앗..노랑새..동박새다. 이제는 보기 힘들어진 작은 새
동백꽃과 동박새는 상생의 관계다.
벌나비가 없는 겨울에 꽃을 피우는 동백은 꿀을 좋아하는 동박새에게 꿀을 나눠주고
동박새는 동백의 꽃가루를 날라 수분을 돕는다. 아름다운 관계..
동박새는 단 한 장의 사진만을 허락했다.
그래도 행운인듯 기쁘다.
외항에 비해 내항은 길포장도 되어 있고
집과 사람이 머무는 느낌이다.
드디어 팔손이가 등장했다.
1월에 팔손이가 저리 버젓하게 밖에서 꽃을 피워내고 있다니 실감이 안난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팔손이나무 자생지는 내항선착장에 이르러서야 만날 수 있다.
펜스에 갇혀 있긴 하나 반갑다..
팔손이나무가 나를 이곳 비진도로 이끌었으니 고맙고 고맙다.
통영으로 나갈 배를 기다린다.
섬에 사는 할머니는 육지로 나가는 손자들에게 파래를 건져 보내려는 시간이다.
그네들도 할머니를 사랑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또 다시 돌아올 것이다.
이곳 비진도에서 나의 슬픔은 하늘과 바다와 맞닿아져
돌아가고 돌아오는 생명의 이치안에서 놓여났으리라..
치유의 섬, 비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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