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의 어느 스님을 생각하며

 

                           이성선

 

 

영적인 삶을 사는 사람은

자신 속에 조용히 앉아 있어도

그의 영혼은 길가에 핀 풀꽃처럼 눈부시다

 

새는 세상을 날며

그 날개가 세상에 닿지 않는다

 

나비는 푸른 바다에서 일어나는 해처럼

맑은 얼굴로

아침 정원을 산책하며

작은 날개로 시간을 접었다 폈다 한다

 

모두가 잠든 밤중에

달피리는 혼자 숨나무 위를 걸어간다

 

우리가 진정으로 산다는 것은

새처럼 가난하고

나비처럼 신성할 것

 

잎 떨어진 나무에 귀를 대는 조각달처럼

사랑으로 침묵할 것

그렇게 서로를 들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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