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의 짧은 일회성이 난무하는 이 시대 현실에서 한편의 괜찮은 영화가
어떤 이에게는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는 감동을 안겨 줄 수도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다시금 진지하게 되새겨보며 일상을 소중하게 느끼게 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충렬 감독의 워낭소리가 기축년 새해에 그런 영화로 자리잡기를 기대해본다.
워낭은 말이나 소의 코뚜레에 거는 작은 방울이다.
워낭소리의 주인공은 여든의 늙은 농부와 그의 아내,40년을 가족처럼 살아온 늙은소이다.
다리가 불편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우리들의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최노인
한몸처럼 같이 일해 온 늙은 소에 대한 사랑은 지금의 애완동물을 대하는 작금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것
마지막 아파 쓰러질 때까지 땔감을 함께 지고 실어 나르는 늙은 소는 본인과 동일시되는 듯하다.
묵묵히 주어진 생을 고스란히 그대로 다 받아들이는 인간과 소의 모습은
영상에서 보여주는 아름다운 풍경의 봉화, 자연의 일부 그 자체로 여겨진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다큐멘터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는 인물,늙은 농부의 아내
그의 생활 고생에 대한 투정은 귀엽기까지하다.
마지막 명(命)을 다 내놓고서야 코뚜레와 워낭의 속박에서 놓여나는 늙은 소의 모습에서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禪의 미학을 느끼게 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조용한 눈물을 흘리게 한다.
Information
제목 워낭소리 (Old Partner)
감독 이충렬
프로듀서 고영재
출연 최원균, 이삼순, 소
제작 스튜디오 느림보
배급/홍보/마케팅 인디스토리 (www.indiestory.com)
제작연도 2008년
러닝타임 7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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