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14살 서민서
나는
사춘기라는 바다에
풍당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는데
외로움이 뛰놀고
슬픔이 헤엄치는
그런 바다에 빠졌는데
분명
이 친구도, 저 친구도
소희도 준수도
지금쯤
그 바다에 빠졌을텐데
다들 내색하지 않는구나
즐거이 웃는구나
하지만
그림자를 보면 알 수 있지
소희가 외롭다는걸
준수가 슬프다는걸
그들의 그림자에서
서늘한
외로움의 내음이
뿜어져 나오기에
어른들도 겪었겠지만
지금은
느낄 수 없지
하지만
난 느낄 수 있지
외롭다 외롭다 하면
슬프다 슬프다 하면
그리 될 것 같아서
더 웃고 더 뛰노는데
내 연기를 짓밟는
그림자,
그런 그림자가 나는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