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6.오후8시

 

 

 

 

 

 

 

바람소리가 거칠다..

내게 무언가의 소리를 들려주려는건지..아님 내 안의 소리를 끌어내려는건지..

 

혼자 있기 아까운 펜션이다.

남이섬의 해와 달이 생각나 가격이나 물어보자 들어왔는데 고맙게도 2층 독채를 5만원에 얻었다.

흡족하다.

태백산을 내려와 가까운 울진으로 왔다.

얼마전 들었던 황금소나무도 볼 겸..

몇 만 년 만에 온천이라는 곳도 다녀왔다.

자연용출수 덕구온천..매끈매근..아픈 팔도 다 나은 느낌..좋은 물이다.

펜션 주인장 내외는 이 덕구온천을 자주 다니다 아예 이곳에 자릴 잡았다 한다.

사람의 나가는 방향은 참 여러가지 이유로 결정되어진다.

 

 

 

 

 

 

 

 

온천..엄마가 생각난다.

늘어진 배..가슴..

어릴 적부터 다 커서까지도 엄마랑 목욕탕을 가면 언제나 나먼저 엄마가 구석구석 씻겨주고

난 엄마등만 살짝 밀어줬다.

엄마라는 존재..대단하다.

그런데 난 아직 엄마라는 존재에 다다르지 못한것 같다. 그런것 같다.

 

 

 

 

 

 

 

 

"그날 아침"

여느때처럼 아이에게 먹거리를 챙겨주느라 분주하다.

오늘도 엄마는 아침 무렵 잠이 드셨나보다.

잠잘 힘이 있어야 잠도 푹 잘 수 있다는데 나이 들수록 그 힘마저도 없어지니 쪽잠을 자기 일쑤다.

민서 학교 태워다주고 밥을 앉히도록 엄마는 오랜만에 푹 주무시나보다.

어제 꽤 오래동안 호미질을 했다.

자그락자그락 소리에 내다보니 돌미나리가 팔을 뻗어가는만큼 새로이 밭을 넓히고 있다.

자갈이 깔린 곳인데도..

엄마는 한 뼘 땅이라도 그냥 놀리는 법이 없다. 심고 가꾸고..

엄마 손을 타면 식물도 동물도 다 잘 된다.

열매도 무성하고 새끼도 많이 치고..

 

 

 

 

 

 

 

 

엄마..운동하러 갈건데 좀 있다 압력솥 김 좀 빼주세요..

오늘은 정말 깊은잠에 드셨나보다. 오랜만에 텔레비젼도 끄고서..

바나나 송이를 엄마테이블에 가져다둔다.

엄마는 과일이며 반찬이며 맛있는걸 먼저 먹는 법이 없다.

언제나 자식 입이 우선이다..썩어 버릴지언정..

엄마방에 억지로 갖다놓아야 못이기는척 드신다.

엄마..답이 없다.

왠지 무서운 정적이 확 끼쳐 온다.

본능적으로 외면한다.

나가기 직전에 다시 깨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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