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리게 걷다가 눈에 띄인 작은 바위..
주변의 그 무엇보다도 제일 살아있는 생명체로 느껴졌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의 개념은
어쩌면 너무나 편협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복주머니란
아치아빠 양형호선생께서 복주머니란속 3종을 모두 한 곳에 모아놨다고
자랑스레 말씀하신다.

멸종위기에 처한 그들 중 하나
광릉요강꽃..넓은 잎이 플리이츠스커트를 연상시킨다.

털복주머니란
점점 더 살 터전이 사라져가는 그네들에게도
편히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큰줄흰나비가 산란 모습을 하길래 살펴본다.
갓 태어난 알의 모습..
부디 사고 없이 모든 과정을 잘 거쳐가기를..

호랑나비
수정을 끝낸 산철쭉에게도 아직 먹을게 남아있나보다.
마지막까지 남아 열매를 지켜내고자하는 암술의 엄마마음이 뭉클하다.

그러고보니 호랑나비의 날개가 매우 낡았다.
찢긴 날개가 그의 여정을 짐작케한다.

흰색 성표가 보이는 긴꼬리제비나비 수컷들..
눈이 부시는 햇살 아래
모두 잔치 분위기..

넌 제비나비?

우연히 담긴 너의 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구나..

질리는줄도 모르고 나도 그네들을 담고 또 담고..

그네들도 지금 이 순간을 맘껏 누리고 또 누리고..

먹이를 저장하지 않는 그네들이야말로
순간을 가장 오롯이 누리는 존재들이 아닐른지..

저장하고 탐내고 욕심 부리는 우리 인간들은
그래서 그네들을 꿈을 쫓듯 동경하며 만나고 싶어하는게 아닐지..

나비와 함께 살아가는 조화로운 세상을 꿈꾼다.

제 할 일을 다 끝낸 자의 모습은 아름답다.
이제 할 일은 가볍게 바람에 내맡기면 될 뿐..

새싹인줄 알았다.
들여다보니 애벌레들이 부드러운 새싹을 죄다 먹어치우고 있다.
나는 흰말채나무인가..애벌레인가..

위대한 변신을 위해
지금은 먹고 또 먹고..
그리고선 기다림의 번데기가 되어질 나방 애벌레..

고추나무가 주는 향내를 상상하며
만남을 기다리는 시간들이 있었다.
'때'를 맞게 되어 참 좋다.
사향제비나비도 그 '때'를 즐기고 있나보다.

모시나비도 바쁘다..

모시나비를 보며
머지 않아 만나게될 붉은점모시나비 생각에 맘이 들뜬다.

큰줄흰나비도 고추나무의 초대손님이다.

큰꽃으아리..
애기메뚜기이니?
멋진 성에 머무는구나.

흰양귀비를 보다 만난 먹부전나비..

날개가 상했구나.
휴..좀 쉬렴..

청띠신선나비
이 자리가 맘에 드나보다.
날아올랐다가도 꼭 그 자리에 내려앉는다.

어린이정원에 죽단화가 생의 절정 상태다.
저 작은 의자 위에 앉을 어린 아이의 티없는 웃음소리를 그려본다.

그곳에는 어린왕자도 있었다.
그는 자신의 별에서 어린왕자로 머물러 있을테지..
나는 이렇게
세상을 조금씩 바라본다.
그 안에서 나의 생각들을 들여다본다.
서두르지 않는다.
이런 나의 모습을 짚어보는 일이
지금 나의 즐거움이다..
2017.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