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갈나무들이 내려다보는 곳에서 라면을 먹으며 나무들의 시선을 느껴본 날..

산성 담벼락에선 산국이니 담쟁이덩굴이니 쑥부쟁이들이 가을색을 물들이고 있었다.

가지꼭두서니라고 했었나?

그 열매에 물방울이 맺혀있는걸 보니 살짝 비도 흩뿌려졌었나보다.

아이들이랑 밤깍지스푼 만들어  도토리 나르는 놀이를 해보겠다고

내려오는 길에 밤깍지도 보물처럼 찾았었다.

멀리 지붕 꼭대기에 있는 와송도 바라보려고 엄청 서성대고..

산성 위에서 내려다본 아파트들이 숨막혔다.

산 위에 드리워진 구름 그림자가 아름다웠던 날..




2017.시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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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물매화를 처음 만났다.

생각했던것보다 더 작고 가녀린..

'처음'은 두근거리는 설렘을 가져다주지만

익숙지 않은 것에 대한 아픔도 남긴다는 것을 안다.

숫잔대의 보랏빛도

참배암차즈기의 독특한 이름과 모양새도 처음 만나게 된..

숲에서 혼자 빛나던 키 큰 개미취를 기억하고 있다.

은줄표범나비는 날개를 심하게 찢겼으나

살아나

생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흡밀을 누리고 있었다.





2017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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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꿈만 같은 흔적들..

단지 몇 달이 지났을 뿐인데

아주 오래된 기억 같다..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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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구월 6일..광릉숲엔 가만히 비가 내렸다.

우산을 들고 있긴 했으나 마음에 스며드는 빗소리를 가릴 순 없었다.

비밀의 숲을 걸으며

눈을 감고 들은 '숲비' 소리가 잊혀지긴 하려나?

우리가 만난 톱사슴벌레 한 쌍

그들도 빗속에..

온 세상이 그렇게 함께였던 광릉숲..





2017.구월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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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8.9일의 광릉숲

지난 여름의 사진을 겨울에서야 꺼내본다.

사진을 보니 그날의 하루가 떠오른다.

해오라비난초를 만나러 갔던..

보풀도 아름답다며 알려주신 양샘의 모습도 생각나고

풍접초를 돕기 위해 애벌레들을 떼내던 모습도..

그 중 흰나비 번데기를 데려왔었고..

홍점알락나비를 따라다니며 땡볕에서 엄청 땀흘렸던 하루.

벌써 두 계절을 지나와서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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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만에 다시 광릉숲을 간다.

매번 설레인다.

내가 이름 붙인 호랑나비 애벌레 둘리가 보고싶다.

둘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얼핏 만나진 시가도귤빛부전나비..










둘리야..안녕..

너를 둘리라 부른다.

내가 알고 있는 아기 공룡 둘리와 너 참 닮았다.

오늘도 건강해보이니 기분 좋다. 맘 놓인다..

네 모습은 이제 애벌레로서의 마지막 시간인듯하다.

다음번에도 내가 널 찾아낼 수 있을까?

그땐 이미 넌 번데기가 되어 있을텐데..










말라붙은 하천에 움직임 없는 날개들..

혹시나싶어 내려가보았다.

아..왕오색나비

누구의 배설물인지..잔치가 벌어졌다.ㅎ







겨울을 나는 애벌레들만 먼저 만나고

그렇게도 만나고싶었던 이들..

광릉숲이 내게 주는 선물..

수컷의 색깔은 정말 멋진 남자의 것이다.

이 화려함에도 고통의 흔적이..









그네들이 내 주변을 낮게 날때는 마치 바람에 날개짓하는 연처럼

빠닥빠닥한 소리가 난다.











휴우..

한 손에 카메라를 거머쥐고 숨막히는 순간..

나의 땀을 좋아하는 그..









삼각관계인가부다.

짝짓기하는 순간에도 미련을 못버린 그..









먹부전나비들의 한낮의 풍경









푸르스름한 산수국의 빛깔들이 맑다..









버드나무중에서 가지끝이 붉게 물든 것은 왕버들이라고 알려주시는 양형호샘..

탁엽도 보인다.









좀처럼 만나기 쉽지 않다는 둥근인가목..

귀한 것을 알아내지 못하는 난 까막눈..ㅎ










사향제비나비

그저 난 네가 더 반갑다.

드디어 번데기가 되려는 순간..








쥐방울덩굴이나 등칡을 먹는 네가

번데기가 되기 위해 다른 나무로 이동을 했구나..









너는 이미 번데기가 되었구나.

튼튼히 매달린 너를

난 집으로 데려왔다.

그저 바라보겠다는 욕심으로..









양형호샘 비밀의 정원에서 흰제비란을 보여주셨다.

알지 못하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가만히 들여다봐야 그 빛남을 느낄 수 있는..









고개 숙인 큰까치수염

수십 송이 예쁜 꽃들이 함께 인사를 한다..겸손하게..









제 할 일을 모두 마친 큰꽃으아리..

이제 바람을 타고 나면 모든 일들은 순서대로 이루어지리라.

온세상으로 수많은 '나'들이 스며들터이다.

걱정 없이 몸을 내맡기면 그뿐..






2017.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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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어찌나 쨍쨍한지 숲그늘이 아니면 걷기에 힘든 날씨..

이네들은 꽃그늘 품에 잘도 자리 잡은듯..










누구의 집인지..

무심한듯 그러나 어미의 염원이 담긴 집이리라..









대만흰나비..

몇걸음 따라다니니 땀이 줄줄 흐른다.








호랑나비 아가야..

네가 궁금해 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20일쯤 지났으니 엄청 컸으리라 예상한대로 건강해보인다.








산초잎을 맛있게도 먹는다.

제발 무사하거라..

내 눈에 보이듯 다른 존재들에게는 보여지지 않기를..




2017.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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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시간 30분을 달려 찾아가는 광릉숲..

그날의 만남들과 그 만남으로 인해 만나질 나의 '생각'들을 기대하며 언제나 즐겁다.

좀 더 편히 이야기하자면..

인식되든 인식되어지지 않든간에 그 숲을 향한 걸음 자체가 그저 좋다.

홀로행이어서 더욱..








숲을 천천히 가만히 들여다보며 걷다보면 미세한 움직임들이 느껴진다.

오늘은 먼저 메뚜기를 만나는구나.

넌 빛깔도 참 예쁘다..사람들이 네게 붙여준 이름을 모른다.










평화로운 휴식이다.

너 제일줄나비?










나의 움직임이 너의 휴식을 위협한듯..

갈께..이만..









넌 장지뱀 종류로구나.

움직임을 멈추고 나의 기척을 살핀다.

난 네가 살짝 겁나는데 너는 더 큰 위협을 느끼겠지..

괜찮아..어여 가려므나..








기린초들을 만나니

붉은점모시나비를 만났던 두근거림이 생각난다.

내년의 만남을 다시 기대해본다.









너 배추흰나비?

너도 기린초의 만찬을 누리는 중이로구나..








별박이세줄나비

윗날개의 점들이 하늘에 별이 박힌 것처럼 본 사람의 삶을 가늠해본다.










꿀을 저장하지 않는 나비들

그들의 흡밀 순간은 언제나 절정이리라.










노랑나비

그네들의 연두빛 눈..참 매력 있다.









끈끈이대나물과 노랑나비..잘 어울린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얽혀 있는 관계들..

그 당위성에..무심한듯한 치밀함에 전율이 인다.









그 거대하고도 위대한 흐름에

우린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하는가..

자연이라고?

신이라고?










육림호로 향하는 비포장 길엔 언제나 나비들이 있다.

안보이던 범부전나비를 만난다.









그 길 위에서 만나진 호랑나비 애벌레..

그러고보니 지난번에 만났던 아이인듯..

그 새 꽤 많이 자라난듯..

이젠 광릉에 올 때마다 네가 자라나는 모습을 더 지켜볼테다.

제발 무사하기를..









귀여운 오뚜기같은 넌 누구?









삼나물로 불리는 눈개승마

누군가를 부르는 손짓같은..









제비붓꽃들은 여전히 찬란하다.








물가를 좋아하는 해당화..

해안개발들로 인하여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









인동

금은화라는 이름도 있다.

흰색꽃이 먼저 피었다 금색으로 변해간다.

지난 시절 어느 대통령도 매우 좋아했다는 인동..










하..보기만해도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이쁘게도 자리 잡았다.

사향제비나비 애벌레..










내게 화내는구나..

취각을 내밀었네? ㅎ








백두산에 가야 만날 수 있다는 제비고깔을

양형호 선생님 덕에 광릉숲에서 만난다.










이들 보랏빛의 어우러짐을 뭐라 표현하리..

모든 빛깔들과 형태들은 나름의 당위성을 가지는듯..

처해진 환경의 시간들이 우리들 모습을 이끌어주는게 아닌지..










빛을 담뿍 받은 모습에 나까지 풍요로워진다..








빛이 앉은 의자..

내가 가서 앉지 못하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내 눈엔 보이지 않는

그러나 생각해볼 수는 있는

수많은 흐름속의 존재들이 찬란하게 빛나는건 아닐지..

그 흐름 속의 '나' 를 돌아본다..





201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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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5.19 광릉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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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다가 눈에 띄인 작은 바위..

주변의 그 무엇보다도 제일 살아있는 생명체로 느껴졌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의 개념은

어쩌면 너무나 편협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복주머니란

아치아빠 양형호선생께서 복주머니란속 3종을 모두 한 곳에 모아놨다고

자랑스레 말씀하신다.








멸종위기에 처한 그들 중 하나

광릉요강꽃..넓은 잎이 플리이츠스커트를 연상시킨다.








털복주머니란

점점 더 살 터전이 사라져가는 그네들에게도

편히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큰줄흰나비가 산란 모습을 하길래 살펴본다.

갓 태어난 알의 모습..

부디 사고 없이 모든 과정을 잘 거쳐가기를..








호랑나비

수정을 끝낸 산철쭉에게도 아직 먹을게 남아있나보다.

마지막까지 남아 열매를 지켜내고자하는 암술의 엄마마음이 뭉클하다.









그러고보니 호랑나비의 날개가 매우 낡았다.

찢긴 날개가 그의 여정을 짐작케한다.









흰색 성표가 보이는 긴꼬리제비나비 수컷들..

눈이 부시는 햇살 아래

모두 잔치 분위기..








넌 제비나비?







우연히 담긴 너의 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구나..









질리는줄도 모르고 나도 그네들을 담고 또 담고..









그네들도 지금 이 순간을 맘껏 누리고 또 누리고..








먹이를 저장하지 않는 그네들이야말로

순간을 가장 오롯이 누리는 존재들이 아닐른지..







저장하고 탐내고 욕심 부리는 우리 인간들은

그래서 그네들을 꿈을 쫓듯 동경하며 만나고 싶어하는게 아닐지..









나비와 함께 살아가는 조화로운 세상을 꿈꾼다.









제 할 일을 다 끝낸 자의 모습은 아름답다.

이제 할 일은 가볍게 바람에 내맡기면 될 뿐..







새싹인줄 알았다.

들여다보니 애벌레들이 부드러운 새싹을 죄다 먹어치우고 있다.

나는 흰말채나무인가..애벌레인가..








위대한 변신을 위해

지금은 먹고 또 먹고..

그리고선 기다림의 번데기가 되어질 나방 애벌레..









고추나무가 주는 향내를 상상하며

만남을 기다리는 시간들이 있었다.

'때'를 맞게 되어 참 좋다.

사향제비나비도 그 '때'를 즐기고 있나보다.









모시나비도 바쁘다..








모시나비를 보며

머지 않아 만나게될 붉은점모시나비 생각에 맘이 들뜬다.








큰줄흰나비도 고추나무의 초대손님이다.









큰꽃으아리..

애기메뚜기이니?

멋진 성에 머무는구나.








흰양귀비를 보다 만난 먹부전나비..









날개가 상했구나.

휴..좀 쉬렴..









청띠신선나비

이 자리가 맘에 드나보다.

날아올랐다가도 꼭 그 자리에 내려앉는다.









어린이정원에 죽단화가 생의 절정 상태다.

저 작은 의자 위에 앉을 어린 아이의 티없는 웃음소리를 그려본다.








그곳에는 어린왕자도 있었다.

그는 자신의 별에서 어린왕자로 머물러 있을테지..


나는 이렇게

세상을 조금씩 바라본다.

그 안에서 나의 생각들을 들여다본다.

서두르지 않는다.

이런 나의 모습을 짚어보는 일이

지금 나의 즐거움이다..





2017.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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